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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둘

잡담/일상

by 안말이 2023. 6. 2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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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어느덧 여름입니다.

'벌써 2023년이라고?' 같은 소리를 한 것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 그 2023년이 절반 정도 남았네요.

 

늘 그렇듯 유튜버로 살아가고 있어 시간적 여유를 자유로이 둘 수 없는 건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마음에는 큰 짐 덩이가 얹어지는 기분이었어요.

상반기는 제게 썩 즐거운 시간이 된 것 같지 않습니다.

 

이유는 희원감옥이라는 게임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조금 자세히 기록하려 합니다.

 

이 게임은 애초에 절벽토끼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에 들어간... 말 그대로 팀 비버의 팬분들을 위한 게임인데, 당시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쯔꾸르로 그냥은 못 만드는 전투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며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제작은 꽤 순조로웠습니다.

 

이미 전승소녀를 만들며 비슷한 짓을 해봤기 때문에 자신도 있었습니다.

발에 걸리는 건 지갑 사정뿐이었어요.

 

지갑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선 쯔꾸르 제작을 배우고 싶어 하시는 분들을 주말에 가르쳐주고 수고비를 받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텼습니다.

 

하지만 집안일로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을 마주하고, 급하게 취업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아 유튜버로 전직했습니다. 이후 제 삶은 다행히 안정을 찾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희원감옥이 팀 비버의 팬 분들 앞에 서게 되는 날과는 더 멀어지는 이유가 됐어요.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필연적으로 게임 제작을 띄엄띄엄할 수밖에 없었는데, 하필 처음 설계해 둔 게임의 시스템이 제작을 끊어 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기회가 나서 게임을 만들 때마다 기존에 만들어 둔 시스템을 뜯어보며 해석하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매번 큰 시간 낭비가 있는 답답한 환경이에요.

 

늦어지는 것에 대해 변명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최초에 저따구로 만들어 둔 제 업보를 되짚는 것입니다.

주석을 잘 씁시다.

자신의 기억력을 과신하지 맙시다.

 

어쨌든 꾸역꾸역 2~3일에 한 번씩 30분~1시간 남짓한 시간을 내어 작업을 이어가며 얼마가 걸리든 이 게임을 내놔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지만, 결국 원래 계획했던 것에서 벌써 3년이 밀렸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절벽토끼가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하며 만든 게임인 소편이 3주년 기념작이었던 걸 생각하면 특히 씁쓸해집니다.

 

게다가 희원감옥은 팀 비버 시리즈라 불리게 된 이 게임들을 좋아해 주신 팬분들을 위한 게임인데

그렇게 오래 질질 끌려 오랜만에 만든 게 결국 팬서비스 목적의 작은 게임이라면 그건 괜찮은 것인지

날이 갈수록 마음에 자리한 물음표를 지우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금 와서는 제작이 늘어지다 보니 이 게임의 진행방식에 불편한 점을 많이 체감하게 된 것도 아픈 부분입니다.

 

 

 

 

이야기 둘,

 

 

그래도 이 게임은 달라지는 것 없이 완성합니다.

 

만든 기간에 비해 너무나 짧고, 시리즈의 팬분들을 위한 게임에, 이젠 언급하기도 미묘한 640x480 해상도의 VXA 게임일 뿐이지만, 스스로가 쯔꾸르 게임 제작만큼은 절대 손에서 놓고 싶지 않기 때문에 설령 이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 해도 끝을 맺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욕심입니다.

 

아직도 언젠가의 여름에 지금은 제작을 멈추게 된 게임을 홍보하며 절벽토끼 굿즈를 판매하던 때가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제가 만든 쯔꾸르 게임을 사랑해주신 분들과 잠깐이나마 직접 만난 자리를 정말 기쁘게 포장해 간직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짧아도 좋으니 절벽토끼 시리즈의 후속작을 내달라던 말씀에 그러겠다 했던 걸 하나의 약속으로 함께 담아두고 있습니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그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욕심은 내년으로 넘길 생각이 없으므로 올해 중에 끝내겠습니다.

 

뜬금없는 글이지만 혹시 다 읽으신 분이 계신다면 감사합니다.

 

참, 블로그에 이상한 광고가 자꾸 뜨는 걸 신경 못 쓰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싹 떼어냈습니다.

떼어내는 방법 몰라서 대충 막 긁었는데 조금은 깔끔하게 보였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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